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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할머니께서는 제게 종종 할머니가 젊었을 시절 패션 감각이 남달랐다 라고 하시며 수줍은 웃음을 지어주셨는데요! 이번 추석 때 할머니 사진 많이 보여줘 ~~ 나 너무 궁금해 !! 라고 전화드리자, 영상통화로 집에서 찾은 몇장의 사진들을 미리 보여주셨어요! 지금은 연세가 있으시지만 20, 30대 사진들을 보니 옷도 구두도 스카프도 완전 센스있게 매치하여 입으시고, 스타일링도 너무 완벽해서, 할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는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습니다. 특히, 구두와 블라우스의 조합은 지금 봐도 너무 세련되어 보였어요. " 너무 아름답다 할머니.. 옷과 신발, 악세서리를 너무 잘 매치했다고 트렌디하다. 요즘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 인플루언서들보다 울 할머니가 더 이쁘다" 며 엄청 칭찬들을 쏟아부었더니.. 한참 듣던 할머니께서 다시 찬찬히 말해달라고 이해가 힘들다고 하셨어요! ㅎㅎ 으악 열심히 칭찬하고 있었는데 외국어 남발하니 이해가 힘드셨다해서 살짝 민망하기도 했어요 앗 할머니, 인플루언서 라는 단어 들어보셨어요? 트렌디라는 말은 들어보셨나요? 하니 살짝 멋쩍은 웃음으로 처음 들어본다고 하셔, 괜히 어려운 말을 사용한게 죄송했어요..! 할머니가 옷 조합을 너무 완벽하게, 저기 테레비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들보다 더 이쁘고 멋지다 너무 옷 잘입으신다고 다시 폭풍칭찬을 해드렸어요! 그리고 할머니랑 앞으로 통화할 때는 되도록 쉬운 우리말들로, 잘 이해하실 수 있는 우리말로 대화를 해야겠다고 느꼈고, 어릴 때 정말 예쁘셨던 우리 할머니, 앞으로 내가 더 예쁘게 꾸며주고 예쁜것만 보여주고 행복함 자주 느끼게 통화 더 많이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365일 24시간 항상 예쁘셨뎐 우리 할머니,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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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김민정
- 등록일 :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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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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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정슬기
- 등록일 : 202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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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의 최애 옷은 꽃무늬 일바지, 일명 ‘몸빼 바지’다. 날이 쌀쌀해지면 여기에 빨간색 조끼를 즐겨 입으신다. 이런 할머니 패션을 요즘 말로 풀면 그랜드마더 룩쯤 될 것 같다. 더 풀어보면 페미닌한 분위기를 살려 주는 레드와 퍼플 컬러의 베스트에 프리 사이즈 하이웨스트 플라워 팬츠. 그리고 이제 곧 추워지니 앞에는 F/W 시즌을 붙이면 될 것 같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우리 말보다 외국어로 표현하면 소위 ‘있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듯하다. 20년 전 지어진 우리 아파트도 올해 새로 도색을 하며 아파트 이름을 ‘OO Villge’라고 적은 걸 보면 분명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 외에도 일상에서 정말 많은 외래어가 쓰이고 있지만 그중 갑은 패션 업계가 아닐까 한다. 골반 바지는 로우 라이즈 팬츠가 되었고, 나팔 바지는 부츠컷 팬츠가 되었으며, 통이 넓은 바지는 와이드 팬츠, 통이 넓은 반바지는 버뮤다 팬츠가 되었다. 또 부잣집 스타일은 올드머니 룩, 발레용 스커트를 연상 시키는 스타일은 발레코어 룩, 괴짜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는 스타일은 긱시크 룩, 등산복 스타일은 고프코어 룩이라는 그럴싸한 이름이 붙었다. 물론 다양해지는 스타일을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명칭이 생긴 건 어찌 보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TV 홈쇼핑에 나온 부츠 컷 바지를 보고 예쁘다고 하는 부모님께 ‘저 나팔 바지?’라고 번역 아닌 번역해 지칭하는 난 마음 한 켠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왕 새로운 명칭을 붙이는 거 우리말로 붙일 수는 없었을까. 유행의 시작이 해외임을 감안하더라도 어느 정도 우리말로 풀려는 노력이 더해지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할머니에게 일바지를 사러 가자는 말을 요즘 말로 해봤다. “할머니, 나랑 하이웨스트 플라워 팬츠 사러 갈래? F/W 시즌 신상 하나 장만해야지.” 할머니는 당연히 못 알아 들으셨다. 그냥 손자가 뭔가 사러 같이 가자고 하시니 그게 뭐냐며 언제 갈 거냐고 물으실 뿐이었다. 남색은 네이비, 하늘색은 스카이블루 또는 소라색, 흰색은 화이트와 같이 색상을 외래어로 표기하는 건 물론이고, 다른 색상이 있다는 말은 ‘아더 컬러’라고 말한다. 옷의 착용감을 표현하는 것도 모두 외래어다. 몸에 붙으면 슬림핏, 여유로우면 오버핏, 헐렁하면 루즈핏, 통이 갈수록 좁아지는 건 페이퍼드핏. 선주문 또는 예약주문은 프리오더다. 사림인 이상 옷을 안 입고 살 수는 없다. 나는 다행히 외래어가 쓰이기 시작할 때 태어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외래어는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30년 후에도 40년 후에도 그럴까는 의문이다. 키오스크가 낯설어 주문하지 못하는 노인들의 모습이 곧 설명을 이해하지 못해 쇼핑몰에서 주문을 헤매는 내 모습이 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 모든 표현을 우리말로 쓰기는 어려울 수 있어도 아더 컬러를 다른 색상으로, 네이비를 남색으로, 페미닌을 여성스러움으로, 무드를 분위기로 풀어쓰는 것은 조금만 신경쓴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쌩얼보다 민낯이 익숙해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여전히 승강기보다는 엘리베이터가, 누리집보다 홈페이지가 많이 쓰이는 걸 보면 한 번 자리 잡은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건 매우 힘든 일임을 알 수 있다. 말을 할 때 언어의 순기능인 ‘소통’을 중심으로, 상대방이 외래어를 이해할 수 있을지 한 번 더 생각하며 의식적으로 쉬운 우리말을 쓰려는 노력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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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이돈명
- 등록일 : 202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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