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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에 사시는 할머니 집에 놀러 간다. 할머니의 맛있는 밥을 얻어먹고 쉬러 가는 것이다. 우리 할머니는 78세이시다. 누군가는 많은 나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배움을 추구하는 우리 할머니가 가장 젊게 사시는 것 같다. 나보다 도전하는 데 두려움이 없으시고 어딜 가나 젊게 사시는 모습이 세상에서 제일 멋있다. 최근에는 젊은이들이 쓰는 모든 것들을 배우고 싶다며 스마트폰 사용법에 새로 도전하셨다.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수업에 주저 없이 참여하셨고 1주일에 2시간씩 비대면으로 만나 다양한 앱 사용법을 배우신다고 한다. 난 침대에 누워 내 할 일을 하며 할머니가 수업 듣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선생님이 수업을 시작하며 “주변 소음이 시끄러울 수 있으니 다들 뮤트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단 한 분도, 정말 단 한 분도 뮤트를 하지 않으셨다. 시끄러운 TV 소리부터 떠드는 소리, 또 누구는 지하철에서 듣는지 주변에 나는 소리가 모두 들렸다. 흔히 말하는 ‘개판 오 분 전'이었다. 선생님이 여러 번 요청했지만, 끝까지 아무도 소리를 끄지 않으셨다. 결국, 선생님이 강제 뮤트를 누른 것 같았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수업이 시작되었다. 이번 수업은 길 찾기 수업으로 “플레이스토어에 들어가서 카카오맵 앱을 다운로드 해주세요.”, “스크롤을 내리면 보이는 버튼을 터치하세요.” 라며 선생님이 말씀하시며 어르신들 모두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숙제를 잘 수행하셨다. 그 와중에 우리 할머니는 공책에 적기만 할 뿐 아무것도 못하셨다. 선생님이 다시 방법을 가르쳐주셨고 할머니는 알겠다는 대답과 동시에 나에게 다가와 숙제하는 과정을 요구하셨다고 난 순식간에 도와드렸다. 마지막으로 성공한 할머니는 선생님의 칭찬에도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이셨다. 그리고는 선생님이 뭐라하는지 정말 하나도 모르겠다며 풀이 죽었다. 난 그때 할머니가 기죽은 모습을 처음 봤다. 할머니의 공책을 보니 삐뚤빼뚤한 글씨로 정말 이것저것 많이 적혀 있었다. 그중 내 눈에 띈 것은 선생님이 말했던 모든 외국어 단어 옆에 물음표가 붙어 있던 것이다. ‘플리스토? 스콜?’ 그렇다. 할머니는 선생님이 하는 말을 대부분 이해하지 못하셨다. 플레이스토어가 뭔지 몰랐고, 스크롤이 뭔지 몰라 수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 그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 공개적으로 질문하기에는 할머니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선생님도 미처 이부분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며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단어일 것이고 우리말로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런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고 말할 방법은 정말 많다. 앱을 설치하는 파란색 앱을 들어가 주세요, 화면을 내려주세요. 말이 길어지긴 하지만 수업의 대상은 젊은이들이 아닌 어르신들이다. 내가 아는 단어라도 누군가에게는 그 단어가 생소할 수도 있고, 나에게는 어렵고 생소한 단어가 다른 이들에게는 일상어일 수도 있다. 내가 쓰는 외국어로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우리 할머니가 도전을 멈추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난 할머니의 스마트폰 선생님이 되기로 했다. 할머니를 위해 외국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려 했고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할 때는 그림을 그려 설명해드렸다. 나도 노력하는 단계라 문득문득 외국어가 습관적으로 튀어나온다. 하지만 할머니가 기죽지 않게 우리말로 바꿔서 다시 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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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김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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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노승후
- 등록일 :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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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할머니, 할아버지! 무더운 여름이 한창인데, 잘 지내고 계시죠?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건강이 가장 중요하니까, 시원한 곳에서 쉬시면서 물도 자주 드셔야 해요. 여름이 되면 어렸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보낸 여름날들이 생각나요. 마당에서 수박을 쪼개 먹으며 웃었던 기억,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들려주셨던 옛날 이야기들, 그리고 한밤중에 더위를 식히려고 부채질을 해주셨던 따뜻한 손길까지, 모든 것이 참 그립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쓰시는 우리말에는 정말 아름다운 단어들이 많아요. ‘산들바람’이라는 단어도 그중 하나인데, 여름철 더위를 식혀주는 가벼운 바람을 의미하죠.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여름철 보리차를 마시며 그 산들바람을 맞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때 느꼈던 시원함과 평온함이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또 ‘서늘하다’라는 단어도 생각나네요. 여름밤,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함께 부채를 부쳐주셔서 느꼈던 서늘한 바람은 정말 시원했어요. 그 바람 덕분에 무더운 여름밤에도 푹 잘 수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운 여름밤의 추억들이 지금도 제 마음을 시원하게 해줘요. 이번 여름도 이렇게 무더운 날이 계속되겠지만,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여름을 나시길 바랄게요. 시간이 허락된다면, 여름이 지나기 전에 꼭 찾아뵙고 함께 시원한 수박도 먹고, 옛날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어요. 항상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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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최지숙
- 등록일 : 202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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