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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채희태
- 등록일 : 2022.12.05
- 조회수 :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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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바운드’ 대신 ‘국외여행’ 김태경(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 교수/한양대학교 한국어문화원 원장)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많은 사람의 관심이 최근 여행과 관광에 몰리고 있다. 인터넷에서 여행 관련 기사를 검색해본 사람이라면 ‘SIT’라는 용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SIT’가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지 알 수 없어서 그 뜻을 찾아보았더니 ‘Special Interest Tourism'을 줄여 부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즉 관심 분야에 적합한 여행지를 방문하여 그 지역의 고유한 체험 활동을 하는 특수한 목적을 지닌 관광이라는 뜻이다. 쉽게 말해서 ‘특수 목적 관광’이다. ‘SIT’라는 용어를 앞세우고 그 뒤에 ‘특수 목적 관광’이라는 표현을 덧붙인 기사문도 보인다. 그러나 애초에 ‘SIT’ 대신 ‘특수 목적 관광’이라고 쓸 수는 없는 것일까? 2005년에 제정된 국어기본법에서는 공문서 쉽게 쓰기 방안으로 제14조 1항에 ‘공공기관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고 공문서 한글 전용을 규정하였다. 그리고 2017년 3월에는 국어기본법 제14조 1항이 개정되어 과거에 단지 한글 전용 표기만을 규정한 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를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하며,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고 정하였다. 최소한 국민 개인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분야에서만큼은 일반 국민이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을 사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나 법적 규정이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공공언어의 개선은 미미한 실정이다. 보도 자료나 공공기관의 누리집 화면을 보면 지나치게 어려운 전문용어나 외국어 남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공공언어에서조차 전문용어나 외국어를 남용하게 되면 꼭 필요한 정보로부터 소외되는 사람이 생겨날 뿐 아니라 민원 발생이 늘어나 행정 효율도 떨어지게 된다. 한양대학교 한국어문화원에서는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정부 공공기관 대상 어려운 전문용어 개선 지원 사업’의 하나로 <경기관광공사>와 협력하여 보도 자료나 공고문 등에 쓰인 어휘 목록을 조사하고, 이 가운데 외국어와 어려운 한자어로 된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 배포하였다. 순화어 목록을 확정하기에 앞서, 각 후보 목록의 순화 필요성과 대체어의 적절성에 대한 공공기관 종사자와 일반인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 조사 결과, 대부분의 응답자가 외국어와 한자어 등 어려운 용어의 순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공공기관 종사자가 생각하는 용어 개선의 필요성과 일반인이 생각하는 필요성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공공기관 종사자에 비해 일반인들의 개선 요구가 훨씬 높게 나타난 것이다. - 기존에 사용하던 용어를 개선할 필요가 있는가?(전체 평균) 또한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서한, 선순위, 트래블마트, 배리어프리’ 등 한자어나 외래어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 반면, 일반인들은 ‘MICE 사업, Post-COVID, IoT, PPL, TF’ 등 외국어 약자로 만들어진 용어를 우선적으로 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었다. 우리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여, 최종적으로 다듬은 말 목록 50개를 제시하고(아래 표), 쉬운 우리말 용어를 널리 알리기 위해 1분 내외의 영상 카드뉴스 10편을 별도로 제작하였다. - 다듬은 말 최종 목록(한양대 한국어문화원, 경기관광공사) 쉬운 우리말 에이피아이 서비스 이용 안내요청변수명, 형식, 필수 선택, 설명으로 구성된 쉬운 우리말 에이피아이 서비스 이용 안내하는 표 번호 대상어 다듬은말 1 BP 우수 사례, 모범 사례 2 ICT 정보 통신 기술, 정보 문화 기술 3 IoT 사물인터넷 4 MOU 업무 협정, 업무 협약 5 OTT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6 PCO 행사 대행 업체, 행사 전문 업체 7 Post-COVID 코로나 이후 시대, 코로나 이후 8 PPL 간접 광고 9 R&D 연구 개발 10 ROS 매출액 수익률, 매출 수익률 11 SIT 특수 목적 관광, 특정 관심 관광 12 SOC 사회 기반 시설, 사회 간접 자본 13 TF, TFT (특별) 전담조직 14 VR 가상 현실 15 갈라 디너 뒤풀이 만찬 16 그랜드투어 체험 여행 17 데이터랩 데이터 융합 분석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18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전환, 디지털화 19 로컬 현지(의) 20 로컬택스 지방세 21 마인드 함양 인식 함양 22 메가 이벤트 대규모 행사, 초대형 행사 23 배리어프리 무장벽, 장벽 없는 24 블루콘텐츠 해양문화자원 25 서한 편지 26 선순위 우선순위 27 세일즈콜 방문 영업, 현지 방문 영업 28 아웃바운드 국외여행 29 아카이브 자료 보관소, 자료 저장소, 기록 보관소, 자료 전산화 30 양여 넘겨줌, 넘겨준 31 언택트 비대면, 비접촉 32 얼라이언스 제휴 관계, 연합체 33 온라인 헬프 온라인 도움말, 온라인도움 34 유자격 자격 있는, 전문 35 유휴 안 쓰는 36 이커머스 전자 상거래 37 인센티브 성과급, 혜택 38 인프라 기반 시설, 제반 시설 39 자부담 자기 부담, 본인 부담 40 캠퍼 야영객 41 컨버전스 복합 (기기) 42 킬러콘텐츠 핵심 콘텐츠, 돌풍 콘텐츠, 선풍적 콘텐츠 43 트래블 마트 관광 박람회 44 트레일러닝 산악 달리기 45 패밀리형 가족형 46 팸투어 (초청) 홍보 여행 47 플래그십 마케팅 대표상품 마케팅 48 하이브리드 행사 (온오프라인, 대면·비대면) 병행 행사 49 헬프라인 익명 제보 시스템, 익명 제보 창구 50 힐링투어 치유 여행, 마음 치유 여행 전문 집단 안에서 고착화된 용어를 바꾸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지속적으로 순화 대상 용어를 찾아내어야 하고 언중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적절한 대체어를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공공언어의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공언어의 생산 주체인 공적기관 종사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바람직한 언어 사용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하여 억지스러운 외국어와 어려운 한자어 대신 쉬운 우리말을 쓰는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게 될 날을 기다려 본다. 김태경 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 교수 한양대학교 한국어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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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김태경
- 등록일 : 20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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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용어, 위험한 말에서 안전한 말로 주지연 (영남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영남대학교 국어문화연구소 소장) 외래 용어를 우리말로 다듬는 작업은 외래 용어들을 국어 어휘 체계 내에 온전히 정착시키기 위한 과정이다. 물론 외래 용어를 소리 나는 대로 읽은 것이 그대로 차용되어 자연스럽게 국어 어휘 체계에 정착되기도 하지만, 외래 용어 등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언어 사용자가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의미만을 차용하여 국어의 재료로 새 단어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어려운 한자어, 전문용어를 조사하고 쉬운 용어로 개선하는 ‘정부 공공기관 대상 어려운 전문용어 개선 지원 사업’은 이러한 맥락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어려운 전문 언어 사용으로 발생되는 정보 불평등과, 시간, 비용 등의 사회 경제적 손실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영남대학교 국어문화연구소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한 ‘정부 공공기관 대상 어려운 전문용어 개선 지원 사업’의 하나로 ‘한국동서발전’과 협력하여 발전용어를 다듬었다. 한국동서발전은 전기 생산과 전력 자원 개발을 담당하고 있어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기업이다. 어려운 용어를 다듬기 위한 첫 단계 작업은 대상 용어를 수집하고, 어떤 기준으로 다듬을지 결정하는 것이다. 한국동서발전에서 사용하는 전기 생산 관련 용어를 수집하고, 세계전문용어 정비지침 표준(ISO704:2009)를 참고하여 용어사정 원칙을 정하였다. 우리가 사용한 기준을 간략히 보이면 다음과 같다. ① 1개의 용어에는 1개의 개념이 대응하도록 한다. ② 용어의 의미가 투명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③ 관련된 다른 용어들과의 관계에서 일관된 구조를 가져야 한다. ④ 불필요한 함축이나 오해를 방지한다. ⑤ 지나치게 길거나 복잡한 용어를 피해 언어 사용의 경제성을 유지한다. ⑥ 관련된 용어들을 만드는 데 더 생산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 ⑦ 현행 어문규범(한글맞춤법, 외래어표기법 등)을 준수하여 정확한 용어를 만든다. ⑧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우리말 용어를 사용한다. 위와 같은 기준에 근거하여 대체어 후보들을 마련하고 나서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과연 새로 제안한 용어의 수용성이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는 이를 최대한 미리 고려하여 최적의 대체어를 제안하기 위해 두 장치를 마련하였다. 첫 번째는 해당 분야 전문 인력의 자문을 받은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분야에서 받아들여 사용하기에 지나치게 어색하거나, 의미가 왜곡된 대체어들을 수정하였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현장 전문가 자문 과정에서 대체어로 사용할 만한 용어가, 다듬을 대상 용어와 함께 사용되고 있어 주의해야 하는 경우가 발견되었다. 발전 분야에서 사용하는 ‘그리스’라는 용어를 ‘윤활유’로 바로 바꾸어 사용할 경우, 현장에서 또 다른 대상을 지시하는 ‘윤활유, 윤활제’와 혼동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커피숍, 다방’이 다른 대상을 가리키며 공존하기 때문에 상호 대체어가 되기 어려운 것처럼 실제 해당 용어가 사용되는 현장에서 관련 어휘들이 대체어가 되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는 해당 분야 종사자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대체어 수용도 조사를 하고 이를 대체어 선정에 반영하였다. 예를 들어 ‘압력이 주어지면 지연 없이 동작하는 계전기’라는 의미의 ‘순시계전기’를 ‘즉시계전기’로 다듬은 것은 한자어를 한자어로 전환한 것이고, 용어가 특별히 더 짧아지지 않아서 효율성 측면에서도 크게 진전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용성이 크게 높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즉시계전기’로 다듬을 경우 의미 투명성이 높아져 용어를 이해하기 쉬워진다는 점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수용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용어 다듬기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참조하여 최대한 수용성이 높은 용어로 적절히 다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는, 대체어가 기존 용어에 비해 훨씬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것이 해당 전문 현장과 일반 시민들에게 모두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체어는 쉽게 버려지기 때문이다. 특정 영역의 전문가나 외국어에 능숙한 사람 등 일부 계층의 경우에는 외래의 형식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 있다고 느낀다. 일부 대화 상황에서는, 외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그것이 가리키는 대상이 원래 속한 영역과 연결이 활성화되면서, 가장 적절한 이미지를 대화의 맥락에 직접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장점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은 다듬은 용어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정보의 불평등과 소통의 장애를 없애기 위해서는 일부 사용자가 느끼는 외래 용어 사용의 편의를 뛰어넘을 만한 장점을 가진 적절한 우리말 용어를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남대학교 국어문화연구소는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최종 다듬은 말 목록 50개를 다음과 같이 확정하였다. [표] 최종 50개 다듬은 발전 용어 목록 쉬운 우리말 에이피아이 서비스 이용 안내요청변수명, 형식, 필수 선택, 설명으로 구성된 쉬운 우리말 에이피아이 서비스 이용 안내하는 표 번호 기존용어 원어 정의 제안할 새 용어 1 기동용이젝터 起動用이젝터, Starting Ejector 터빈 기동시에 사용하는 공기 추출기 기동용배출기 2 기동용경유버너 起動用輕油버너, Warm-up LightOil Burner/Start-up Light Oil Burner 고체 연료 등을 주연료로 사용하는 보일러에서 기동시에 착화성이 좋은 경유로 점화하여 연소시키는 기기. 기동용경유연소기 3 노내퍼지 禮內퍼지, Furnace Purge 용광로 내에 잔류한 가스로 인한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가스를 배출시키는 것 노내환기 4 논클로깅임펠러 Non-Clogging Impeller 펌프 내 액체 속의 고형물 때문에 내부가 막히지 않도록 통로 모양으로 만들어진 장치 막힘방지날개차 5 니모닉(코드) Mnemonic 인간이 암기하기 쉬운 형식으로 구성된 코드. 연상기억(코드) 6 단단형펌프 單段形펌프, Single Stage Pump 한 개의 축에 한 개의 날개차 또는 한 대의 피스톤 실린더가 설치된 펌프. 1단펌프 7 단독운전 單獨運轉, Individual Operation 여러 개의 기기류를 독립적으로 수동 조작하여 운전함. 수동개별운전 8 단독운전 單獨運轉, Isolated Operation 전력계통의 사고, 정전 작업 등의 발생했을 때 사고 요인이 복귀되기 전까지 일부를 분리하여 운전함. 비상분리운전 9 데미스터 demister 그물눈 모양의 판을 여러 개 겹쳐 증기를 통과시킴으로써 습기를 제거하는 장치 습기거름판 10 데브리필터 Debris Filter 복수관의 오염 방지를 위해 해수 속에 포함되어 있는 조개류, 나무토막, 섬유류 등 을 분리 , 제거하여 주는 장치. 이물질필터, 이물질여과기 11 드레인부식 Drain Attack 상부로부터 유입 , 낙하한 응축수와의 마찰 등으로 배출구가 침식 또는 부식당하는 현상. 배출구부식 12 라이프라인 Life Line 줄에 매달린 작업대의 하강속도가 허용치를 초과할 경우 안전을 위해 하강을 정지시키는 장치 급강하저지장치 13 레이디얼팬 Radial Fan/Plate Fan 방사형 구조에 설치된 판상의 날개로 구성된 송풍기. 방사형송풍기 14 로드쉐딩 Load Shedding 정전을 방지하고 전력 공급 능력에 상응하여 전력 수요를 감소시키기 위해 적정량의 부하를 차단하는 것. 과부하방지조절 15 리니어파워서플라이 Linear Power Supply 외부에서 들어오는 전류를 용도에 따라 변환하여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로, 선형으로 구성된 것. 선형전원공급 16 리밋스위치 Limit Switch 기계 장치에서 일정한 한계에 이르면 접점이 전환되는 스위치. 한계스위치 17 릴리프밸브 Relief Valve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였을 때 유체를 배출하여 설비를 보호하는 밸브 안전밸브 18 모터석션펌프 Motor Suction Pump(MSP) 전동기로 흡입 양정을 유지해 주는 펌프 전동흡입펌프 19 방청제 Rust Preventive 금속 면에 생기는 녹 발생 방지를 위하여 첨가하는 약품 녹방지제 20 방폭구조 防爆構造, Explosive Proof Apparatus 전기기기에서 폭발을 발생시키지 않도록 설계된 구조 폭발방지구조 21 벅스테이 Buckstay 보일러 벽면에 수평 방향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배치된 지지용 철골로, 노 내외의 압력 차이에 의한 화로 벽의 변형을 규정치 이내로 유지시킨다. 내압철골 22 벨마우스 Bell Mouth 흡입 수조 내에서 흡입관 끝에 설치되는 확대관. 나팔흡입관 23 블로다운밸브 Blowdown Valve 보조 조속기가 작동하여 차단 밸브가 닫힘과 동시에 래버린스 패킹의 중간에서 복수기로 증기를 배출하는 밸브 배출밸브 24 블로다운탱크 Blowdown Tank 보일러 하부에 설치되어 보일러에서 배출된 물이 모이는 탱크. 배수탱크 25 소기 掃氣, Scavenging 발전기 냉각용 수소의 순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일정량의 수소를 옥외로 계속해서 배출시키는 장치. 수소배출기 26 수드럼 水드럼 , Water Drum 보일러 강수관의 하부에 설치하여 보일러수와 증기의 순환경로를 구성해 주고, 증발관에 유입되는 기수 혼합물을 분리하며 드럼 내의 고형 물질을 배출시키는 드럼. 물드럼 27 수세 水洗, Water Washing 보일러의 각종 수관 및 공기예열기 등에 붙어있는 이물질을 물로 세정하는 것. 물청소 28 수실 水室 Water Box/ Water Chamber 물이 들어 있는 보일러의 한 부분 물칸 29 수인식안전장치 手引式安全裝置 프레스 기계 작업 등의 상황에서 위험이 발생하면 작업자의 손에 장착한 끈을 당겨 강제로 손을 끌어내는 장치 손끈안전장치 30 순시계전기 瞬時繼電器, Instantaneous Time Relay 입력이 주어지면 시간 지연 없이 즉시 동작하는 접점을 가진 계전기. 즉시계전기 31 스크램 Scram 원자로에 이상이 발생하였을 때 원자로를 긴급정지시키는 것 (원자로)긴급정지 32 스톰밸브 Storm Valve 파도로 인하여 해수가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는 밸브 해수막음밸브 33 스톱로크 Stop Log 개수로의 양벽에 만든 수직의 홈에 각재를 끼워서 물의 흐름을 막는 장치. 물막이 34 습손실 濕損失, Moisture Loss 저압 터빈과 같이 포화 증기를 사용하는 열기관의 팽창 과정에서 증기 조건이 포화선 이하의 상태로 되면 증기 속의 작은 물방울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수분의 손실 작용. 수분 손실 35 알티에스 Request To Send(RTS) 표준 모뎀의 제어 신호의 하나로, 직렬 입출력 장치가 데이터를 전송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다. 보내기 요청 36 오일 버너 Oil Burner 등유나 중유 등 액체 연료를 미립화하켜 연소시키는 기기. 기름연소기 37 오퍼레이션가이드 Operation Guide 목표치와 현재치를 비교하여 제어대상의 목표량을 표시하는 조작의 지침. 작업 안내서 38 저주파수 보호 低周波數保護, Under FrequencyProtection 주파수 저하 시 부하를 차단하여 계통 안정화를 도모하는 것 저주파수 방지 39 제2차 페일세이프 시스템 第2次페일세이프 시스템, Secondary Fail-safe System 기계의 고장이나 실수에 대비한 방호복이나 보호구 착용 등의 안전 장치 2차 안전장치 40 종합인터록시험 綜合인터록試驗, Unit InterlockTest 발전소 제어 계통의 여러 연동 조건들이 바르게 동작하는지 여부를 전체적으로 확인하는 시험 종합연동시험 41 증기감압감온장치 蒸氣減壓減溫裝置, Pressure Red ucer and Attemperator 보일러 고압 증기를 소내 보조 혹은 공장 증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감압밸브나 감온기 등을 사용하여 적절한 압력 , 온도로 조절하는 장치. 증기조절장치 42 최소 터닝시간 最小터닝時間, Minimum Turning Time 터빈이 기동하기 전이나 정지한 후에 터빈 로터의 휨을 방지하기 위한 회전을 하는 데 걸리는 최소 시간. 최소회전시간 43 캔드모터펌프 Canned Motor Pump 전체 전동기 장치가 밀봉되어 액체가 새는 일이 없도록 한 펌프의 종류. 밀폐전동펌프 44 급수분배박스 給水分散박스, Distribution Box 탈기실 내에서 물을 균등하게 낙하시키는 장치 급수분배장치 45 콘트롤와이어링다이어그램 Control Wiring Diagram(CWD) 전기회로,기기,기구의 위치,케이블 접속 등을 표시한 도면. 전기회로제어도 46 툴박스 미팅 Tool Box Meeting 작업 현장에서 작업 시작 전에 작업 예정, 절차, 안전의 확인, 유의점 등에 대하여 협의하는것 작업안전회의 47 트립계전기 트립繼電器, Trip Relay 보호계전기 동작으로 자단기를 작동시키기 위해 설치하는 보조 계전기 비상차단계전기 48 품질매뉴얼 品質매뉴얼, Quality Manual 품질 방침을 명시하고 품질경영시스템의 기본사항을 기술한 문서 품질안내서 49 품질보증구매시방서 品質保證賜買示方書, QA Pro curement Specification 품질 보증과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기록한 서식 품질보증구매설명서 50 품질시스템 品質시스템, Quality System 품질경영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전체적인 운영 체제. 품질운영체제 주지연 영남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영남대학교 국어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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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주지연
- 등록일 : 2022.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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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쉬운 언어 정책 이선영(이화여자고등학교 독일어·영어 교사), 이세민, 이소현(이화여고 2학년) 마르틴 루터가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한 이래로 독일어가 독일인의 언어로 본격적으로 자리 잡게 된 계기를 만든 이들은, 우리에게는 동화 작가로 잘 알려진 언어학자 그림 형제(Gebrüder Grimm)라고 볼 수 있다. 그림 형제의 각별한 노력을 시작으로, 독일어를 전공한 학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독일인들이 지금도 독일어를 갈고닦아 사용하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언어를 바르게 사용하려는 움직임은 보수적인 국수주의자들만의 전유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하지만 언어를 진정 소통을 위해 사용한다면, 바르고 쉬운 언어를 쓰는 것이 소통하고자 하는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배려일 것이다. 2006년부터 독일은 정부 주도로 ‘쉬운 언어[Leichte Sprache, 영어로 해석하면 easy language]‘라는 독일어 사용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쉬운 언어는 주로 공공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2014년에는 쉬운 언어 지침서를 발간해 쉬운 언어가 필요한 사회 구성원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쉬운 언어를 널리 사용하기까지는 협회들의 공이 컸다. 1997년 학습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단체인 ‘사람 우선 네트워크’는 학습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쉬운 언어를 개발하고, 이를 교육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2006년 쉬운 언어 탄생과 함께 시작한 ‘쉬운 언어 네트워크’도 쉬운 언어로 글을 번역하거나 번역된 글을 검수하고 있다. 한편 ‘통합 유럽(Inclusion Europe)’의 독일 단체들은 쉬운 언어를 홍보하고, 국민이 쉽게 찾아볼 수 있게 선거 지침을 마련하는 등 쉬운 언어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이렇게 독일 협회들의 노력과 연방 정부의 지원 덕분에 쉬운 언어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 지방 정부는 관공서나 도서관 등에 쉬운 언어로 쓴 안내서를 비치하고, 주 의회 선거 공고를 쉬운 언어로 작성하며 쉬운 언어의 확산에 참여하고 있다. 경제잡지사 ‘브랜드 아인스(brand eins)’는 2016년부터 매달 정치인의 연설, 법률 문서와 투자자 정보 등의 복잡한 글을 쉬운 언어로 번역해 제공하고 있고, 방송국에서도 쉬운 언어로 된 방송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문적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쉬운 언어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힐데스하임 대학교에 설립된 ‘쉬운 언어 연구소’는 쉬운 언어를 연구하며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이 연구 결과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 그림 1. 독일 연방 정부 누리집(Die Bundesregierung, 2022.02.) [그림 1]에서 보듯이처럼 독일 연방 정부 홈페이지의누리집 오른쪽 위에는 ‘쉬운 언어’라는 뜻의 “LEICHTE SPRACHE”라는 선택 단추가 있다. 이 단추를 누르면 쉬운 언어로 적힌 독일 연방 정부 누리집에 접속하게 된다. 그림 2. 독일 연방 정부 누리집과 쉬운 언어 설명창(2022.01.) [그림 2]의 회색 영역 안에 누리집 설명이 쉬운 언어로 적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설명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해당 누리집의 목적과 사용자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쉬운 언어 규칙을 적용해 설명하고 있다. Informationen in Leichter Sprache 쉬운 언어로 된 정보 Dies ist die Internet-Seite www.bundesregierung.de. 이곳은 인터넷 누리집 www.bundesregierung.de. 입니다. Die Seite ist vom Bundes-Presse-Amt. 이 누리집은 정부 언론 부서에서 제공합니다. Hier finden Sie Informationen in Leichter Sprache. 여기서 당신은 쉬운 언어로 정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Zum Beispiel zum Bundes-Kanzler und zur Bundes-Regierung. 예를 들어 연방 수상에 대해 그리고 연방 정부에 대해. Wir informieren Sie über das Corona-Virus 우리는 당신에게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알려 드립니다. und über die Corona-Warn-App.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경고 앱에 대해. 독일에서 쉬운 언어를 도입하여 공공기관에서 널리 사용하기까지는 쉬운 언어 네트워크의 공이 컸다. 독일의 '쉬운 언어 네트워크(Netzwerk Leichte Sprache)'는 2006년부터 10년이 넘게 쉬운 언어 규칙을 세우고 정부의 주요 정책 관련 문서를 번역하고 검수하는 활동을 해왔다. 또 쉬운 언어 네트워크 누리집을 쉬운 언어로 제공한다. 영역별로 내용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큰 크기의 사진을 함께 노출한 것이 인상적이다. 그림 3. 쉬운 언어 네트워크 누리집과 쉬운 언어 설명창(2022.01.) 정부 기관 외에, 독일 언론에서도 쉬운 언어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제잡지사 ’브랜드 아인스(brand eins)‘는 2016년 6월부터 매달 복잡한 글을 쉬운 언어로 바꾸어 쓰고 있다. 지금까지 변환한 기사는 정치인의 연설, 법률 기사 및 주식 관련 정보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림 4. 브랜드 아인스(brand eins) 누리집과 쉬운 언어 설명창(2022.01.) 브랜드 아인스에서는 기자 한 명이 기사 변환 작업을 모두 담당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변환 규칙과 특징이 일정해서 혼란을 줄인다. 변환된 기사나 글은 매달 한 번씩 올라오고, 원문 기사와 변환된 글이 번갈아 가며 표시된다.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변환된 기사의 글씨는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이 누리집은 사람들의 관심사에 맞추어 일정한 주기로 쉬운 언어로 읽을거리를 만들어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일상 언어와 글의 형식과 구성이 비슷하여 쉬운 언어 대상자들뿐만 아니라 일상 언어 독자층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쉬운 언어 사용 범위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쉬운 언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민관 양측에서 이렇게 활발한 이유는 독일 사회가 제2언어로 독일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다문화 사회라는 것도 한몫할 것이다. 언어 장벽 때문에 소외될 수 있는 불특정 대상을 위해 민관이 힘을 합쳐 제도적인 길을 터주었다는 것이 다문화 사회의 문턱에 서 있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점이 크다. 그리고 쉬운 언어 사용에 특정한 변환 규칙, 즉 기준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본받을 만하다. 쉬운 언어의 사용이 정치적으로는 선거 참여율을 높이고, 정보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된다면 이보다 더한 사회적 배려가 있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한다. 이선영(교사) 이화여자고등학교 독일어·영어 교사 위 글은 이화여자고등학교 2학년 이세민, 이소현 학생과 함께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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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이선영
- 등록일 : 20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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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화 고시한 도로 분야 전문용어 58개 김보성 / 한국도로협회 2020년 5월부터 한국도로공사와 한국도로협회, 한국토목학회, 한글문화연대에서 도로 분야 용어를 수집하여 쉬운 우리말로 다듬는 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로 한국도로공사에서는 246개 도로 분야 용어를 담은 용어집 <우리 길 우리말>을 2020년 한글날에 발간하였다. 이에 멈추지 않고 국토교통부 전문용어 표준화협의회의 협의와 국어심의회 심의를 거쳐 58개의 도로 분야 전문용어를 표준화하여 2021년 10월 8일에 고시(국토교통부고시 제2021-1138호)하였다. 용어는 다음과 같다. 그림1. 순화한 도로 분야 전문용어 [표] 국토교통부 도로 분야 전문용어 표준어 쉬운 우리말 에이피아이 서비스 이용 안내요청변수명, 형식, 필수 선택, 설명으로 구성된 쉬운 우리말 에이피아이 서비스 이용 안내하는 표 번호 세부 분야 대상 용어 원어 표준화 용어 (띄어쓰기 포함) 1 교통 및 물류 싱크홀 sinkhole 땅꺼짐 2 교통 및 물류 포트 홀 pot hole 도로파임 3 교통 및 물류 블랙아이스 black ice ➀ 도로살얼음, ➁ 노면살얼음 4 교통 및 물류 블로업, 블로우업 blow-up 도로솟음 5 교통 및 물류 램프 ramp 연결로 6 교통 및 물류 사인보드, 싸인보드 sign board 안전유도판 7 교통 및 물류 럼블스트립 rumble strip 노면요철포장 8 교통 및 물류 보틀넥 현상, 무빙 보틀넥 현상 bottleneck 現象, moving bottleneck 現象 병목현상 9 교통 및 물류 패칭 patching 포장메꿈 10 교통 및 물류 쁘레카, 뿌레카 ブレーカー 착암기 11 교통 및 물류 크러셔 crusher 쇄석기 12 교통 및 물류 하이드롤릭 hydraulic ➀ 유압식 ➁ 수압식 13 교통 및 물류 스키드마크 skid mark ➀ 타이어밀린자국 ➁ 밀린자국 14 교통 및 물류 다이크 dike, dyke 배수턱 15 교통 및 물류 안전 펜스 安全 fence 안전울타리 16 교통 및 물류 에코코리더,에코브리지, 에코브릿지 eco-corridor, eco-bridge 생태통로 17 교통 및 물류 아웃트리거 outrigger 내민지지대 18 교통 및 물류 바리케이드, 바이케이트 barricade ➀ 통행차단울타리 ➁ 차단울타리 ③ 바리케이드 19 교통 및 물류 레커, 레커차, 렉카, 렉카차 wrecker車 견인차 견인차 20 교통 및 물류 톨게이트, TG tollgate, TG(Tollgate) 요금소 21 교통 및 물류 톨비 tollgate費 통행료 22 교통 및 물류 도로 VMS 道路 VMS(Variable Message Signs) 도로전광표지 23 교통 및 물류 인프라 infrastructure 기반시설 24 교통 및 물류 프리캐스트 precast ➀ 구조물사전제작 ➁ 사전제작 25 교통 및 물류 크랙 crack 균열 26 교통 및 물류 나대지 裸垈地 빈터 27 교통 및 물류 벌개제근 伐開除根 수목제거 28 교통 및 물류 방현망 防眩網 눈부심방지망 29 교통 및 물류 제형 梯形 사다리꼴 30 교통 및 물류 심도 深度 깊이 31 교통 및 물류 연장 延長 길이 32 교통 및 물류 삭초 削草 풀베기 33 교통 및 물류 도포 塗布 바름 34 교통 및 물류 주행 차로 走行車路 정속차로 35 교통 및 물류 길어깨, 노견 길어깨, 路肩 ➀ 갓길 ➁ 길어깨 36 교통 및 물류 기점 起點, 基點 ➀ 시작점 ➁ 기준점 37 교통 및 물류 공로 公路 공공도로 38 교통 및 물류 시담 示談 협의 39 교통 및 물류 배면 背面 뒷면 40 교통 및 물류 상행선, 하행선 上行線, 下行線 ㅇㅇ방향 41 교통 및 물류 노폭 路幅 도로폭 42 교통 및 물류 나라시 ならし [均し] 고르기 43 교통 및 물류 사시낑 ←さしきん [差(し)金 삽입철근 44 교통 및 물류 시마이 しまい [仕舞(い)·終い] 끝 45 교통 및 물류 오사마리 おさまり [収まり, 納まり] 마무리 46 교통 및 물류 단도리 だんどり [段取(り) ➀ 채비 ➁ 단속 47 교통 및 물류 데나오시, 데나우시 でなおし [出直し] 재시공 48 교통 및 물류 루베 ←りゅうべい [立米] 세제곱미터 49 교통 및 물류 헤베 ←へいべい [平米] 제곱미터 50 교통 및 물류 마끼자 ←ま[巻]き자 줄자 51 교통 및 물류 바라시 ばらし ➀ 해체작업 ➁ 해체 52 교통 및 물류 반생 ←ばんせん [番線] 묶음철사 53 교통 및 물류 아시바 あしば [足場] 작업발판 54 교통 및 물류 노가다, 노가대, 도가다 ←どかた [土方] ➀ 현장근로 ➁ 현장근로자 55 교통 및 물류 시다 した[下] 보조원 56 교통 및 물류 함바 はんば [飯場] 현장식당 57 교통 및 물류 야장 野帳 현장기록부 58 교통 및 물류 시건 施鍵 잠금 참고: https://www.law.go.kr/행정규칙/국토교통부도로분야전문용어표준화/(2021-1138,20211008) 김보성 한국도로협회 기술연구센터 도로교통연구실 선임연구원. 2018년 한국도로협회 입사 후 국가건설기준 개정, 교통정온화 지침 제정, 고령자 도로설계 매뉴얼 개정 등 교통안전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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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김보성
- 등록일 : 20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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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만의 철도 용어 표준화 김상철 / 부산교통공사 건설계획처 팀장 김상철 / 부산교통공사 건설계획처 팀장 1997년 부산교통공사 입사 후 부산도시철도 2~4호선 건설 업무를 담당하였고, 지금은 건설계획처 계획설계팀장을 거쳐 공사관리팀장으로 신규 노선의 건설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김철홍 / 부산교통공사 시설사업소 대리 2011년 부산교통공사 입사 후 도시철도 계획과 설계를 담당하는 건설계획처를 거쳐 운행을 관리하는 시설사업소에서 근무중이다. 우리나라 철도는 1899년 처음 건설되었으며, 일제 침략의 기억과 애환이 철도에 함께 깃들어 있다. 철도가 근대사의 생생한 기록인 셈이다. 해방이 될 때까지 일본은 우리나라 철도를 독점 운영하여 식민지 착취와 침략의 수단으로 이용하였다. 해방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국토가 분단되고 철도마저 갈라지게 되어 우리나라 철도의 규모는 해방 전보다 모든 면에서 반 정도로 축소되었고, 6.25 때 또다시 처절한 피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복구와 재건에 주력하여 오늘날과 같은 철도 수송 체계의 기반을 다지고 기술을 발전시켜 철도를 명실공히 민족의 동맥으로 부활시켰다. 우리나라 철도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데 비해, 상대적으로 철도 용어는 일제의 잔재가 많이 남아 청산되지 않은 채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2017년 2월 신임 건설본부장께 첫 업무보고를 하던 중 철도 전문용어에 이해하기 어려운 생소한 단어와 일본식 표현이 많음을 알게 되었고 순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용어가 시대에 맞지 않고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 나아가 시민과 소통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에 철도 용어를 바꿔보자며 부서 직원들과 함께 일본식 표현이나 외래어, 한자어를 추려내기 시작했다. 그간 철도 분야 전문용어의 정비와 순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계속되어 왔으나 철도 산업계에서 용어 정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또 중앙정부와 이해관계자가 용어 정비와 순화에 동의하지 않는 등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여 당위성을 얻지 못했다. 표준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정책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신규 도시철도 노선의 계획과 설계 업무를 담당하는 나와 김철홍 대리는 2017년 3월부터 일과가 끝난 뒤 철도 용어집을 참고하며 관계 기관에 공문을 보내 자료를 수집하였고 의견조회를 거쳐 총 140개의 단어를 추려냈다. 그러나 철도 용어 순화는 철도산업 전반에 걸친 현안으로, 지역의 건설‧운영기관인 부산교통공사 단독으로 표준화 작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2017년 6월 전국 도시철도 운영 회의에 철도 용어 표준화 추진을 안건으로 올렸으며, 표준화의 필요성에 대하여 여러 철도 관계 기관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국립국어원의 자문을 위해 철도 용어의 정의와 사용 예시 등을 설명하며 국어전문가의 이해를 도왔으며, 자문 결과를 반영하여 순화어를 최종적으로 마련하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순화한 용어가 공신력을 얻을 수 있는 절차를 찾던 중 국어기본법이라는 법령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국어기본법에서는 전문용어 표준화 절차 및 보급 등에 관한 규정을 두어 전문용어 표준화를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이에 팀원들은 2017년 7월부터 중앙행정기관의 승인을 받으려 여러 차례 세종시와 서울을 오갔다. 철도 용어 표준화 작업을 위해서는 상위기관인 국토교통부의 전문용어 표준화 협의회를 거쳐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어심의회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초기에 국토교통부는 우리의 제안에 난색을 표하였다. 그동안 국토교통부에서 전문용어 표준화 추진 실적이 없어 부서 내 업무 담당이 명확하지 않았고, 부산교통공사에서 직접 심의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적 관련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충분한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수차례 협의를 거쳐 국토부 대변인실 박은주 사무관의 적극적인 협조 약속을 받았으며 다 같이 함께해 보자는 공감대를 얻을 수 있었다. 2017년 10월 전문용어 표준화 협의회를 위하여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어려운 철도 용어를 순화해야 한다는 뜻에는 모두 공감하였지만, 우리가 제안한 140개 용어를 대체할 적절한 우리말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과 기술 종사자들만이 사용하는 전문용어까지 순화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일반 국민들에게 노출되는 빈도와 활용도가 높은 용어를 우선 선정하기 위하여 거대자료(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과거 3년간 언론 보도자료에 많이 나온 철도 용어 16개를 우선 선정하였다. 이후 문체부 국어심의회를 위하여 국토부에서는 대내외 의견조회를 거쳐 전문용어 16개의 순화어를 보완하여 2017년 12월 국어심의회 심의가 개최되었다. 서울에서 열린 국어심의회에는 국어전문가들이 참석하여 순화 용어에 대다수가 찬성하였으며, 16개 중 15개의 용어가 통과되어 최종 확정되었다. 통과되지 못한 용어는 ‘선로용량’이라는 전문용어로 ‘선로이용최대횟수’로 순화하였으나 단어가 길어져 오히려 효과가 떨어지고, 원래 용어의 의미를 모두 담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선로용량’이란 ‘선로에서 운행할 수 있는 1일 최대 열차 운행 횟수’를 말한다. ‘용량’을 영어로 표현하면 ‘capacity’라고 할 수 있는데, 기술 종사자들이 사용하는 명확한 기술적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적절한 우리말을 찾기가 어려웠다. 이 같은 현실에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았음을 느끼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철도 분야 전문용어 표준화 행정규칙 고시(2018.8.27)> 쉬운 우리말 에이피아이 서비스 이용 안내요청변수명, 형식, 필수 선택, 설명으로 구성된 쉬운 우리말 에이피아이 서비스 이용 안내하는 표 대상 용어 표준화 용어 대상 용어 표준화 용어 대상 용어 표준화 용어 핸드레일 안전 손잡이 편성 열차 편성/ 열차/대 촉지도 점자 안내도 량 칸 격간운행 감축 운행 주재소 파견소/파견 분소/관리소 열차시격 배차 간격 운행시격 운행 간격 운전사령/ 운전사령실 운행 관제사/ 운행 관제실 승계운전 교대 운전 열차다이아 열차 운행 도표 공차 허용 오차 타행운전 무동력 운전 역행운전 동력 운전 퇴행운전 후진 운전 전문용어는 특정 학문 또는 직업 분야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용어로, 기술표준의 한 부분이다. 따라서 전문성이 강하고 다양한 학문적 입장만큼이나 용어에 관한 견해도 다양하여 표준화에 합의를 보기 쉽지 않았다. 또한 철도 전문 분야별로 용어가 고착화되어 있고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일반 시민들이 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국어심의회에서 의결된 용어 15개에 대하여 2018년 초부터 국토부에서는 또 한 번의 대내외 의견조회를 실시하였고, 국어기본법에 따라 행정규칙 제정을 위한 방침 결정, 입안 및 국무조정실 확인 등 내부 행정절차에 들어갔다. 그 결과 8월 말 고시되어 120년 만에 처음으로 철도 전문용어 표준화라는 역사를 남김과 동시에 순화 용어에 대한 공신력을 얻게 되었다. 철도 전문용어 표준화 고시 절차가 진행되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2018년 3월 열린 국무회의에서 외래어가 법령이나 공문서에 많이 쓰이고 있으니 정부가 나서서 우리말 사용에 모범을 보일 것을 대통령이 지시하였고, 문체부가 5월 국무회의 안건으로 ‘공공언어 개선방안’을 내어 범정부적 협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에 부산교통공사에서 제안한 철도 용어 표준화는 날개를 단 듯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국토교통부는 새롭게 만든 순화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누리집에 국민 참여 행사를 실시하고 철도 관계 기관의 누리 소통망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홍보를 펼쳤다. 표준화 고시된 철도 용어의 보급 및 확산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현실적인 수용성을 고려하여 순화 용어가 완전히 정착할 때까지 기존 용어와 병용, 병기하는 등 철도 산업계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또한 이들 철도 용어는 일반 국민들의 생활과 분리될 수 없으므로 철도 전문용어를 장기적인 순화의 대상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순화해야 할 용어를 발굴하여 표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도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우리말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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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김상철
- 등록일 :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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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감사관들, ‘경기도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특정감사 김명진 / 한글문화연대 부대표 한글문화연대 등 민간에서 추천한 시민 감사관 8명과 경기도청 직원 8명으로 이루어진 경기도 공문서 합동감사반이 경기도청과 산하 기관에서 작성한 공문서 3만 3천여 건의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실태에 대해 특정감사를 벌였다. 정부 지자체에서는 처음 있는 감사 활동이었다. 감사 결과 46.3%의 공문서에서 외국어 단어와 낯선 한자어, 일본어 투 용어, 권위적 표현 등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내 또는 알림이라고 하면 될 것을 통보, 송부 등으로 쓴 한자어가 53.1%로 가장 많았고, 설명서, 안내서, 지침서 등 충분히 우리말로 쓸 수 있는데 ‘매뉴얼’이라는 외국어로 쓴 경우가 23.5%를 차지했다. 도를 굳이 道라고 쓰고, 先, e-mail, AI 등 불필요하게 한자나 로마자를 쓴 경우는 16.7%였다. 시민감사관으로 참여했던 나는 관공서 최초의 공공언어 사용 실태 감사이자 시민과 함께 벌인 감사라는 점에서 이번 특정감사의 의미를 높이 평가한다. 그럼에도 문제는 많다. 신속한 개선, 직원 교육 강화, 조사 범위 확대 등의 후속 작업이 시급하다. 2021년 4월 중순, 경기도청 감사관실에서는 공문서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국민에게 어려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국어기본법의 취지에 따라 정부 지자체 최초로 공공언어 사용 실태에 대한 특정감사를 기획하였다. 이에 국민의 눈높이에서 함께 감사를 진행하고자 한글문화연대 등 민간 국어단체에 협조를 요청하였다. 한글문화연대에서는 국어문화원 부원장인 나를 비롯해 4명의 회원, 경기도 소재 한양대 한국어문화원에서 백경미(책임연구원)를 포함한 4명을 추천하였다. 경기도청에서는 4월 30일에 이들 8명을 시민감사관으로 위촉하였다. 경기도청 감사실의 의도가 좋아서 이 일에 발을 들이긴 했지만, 계획을 들어보니 너무 무지막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서량이 많아서 감사하는 사람들이 모두 읽어가며 서너 달에 처리할 일이 아니었다. 이에 나는 10년 동안 한글문화연대에서 해왔던 공공언어 실태조사 경험에 바탕을 두어 감사 자료 집계 방안을 설계하고 감사 대상 용어 선정을 주도하였다. 5월부터 8월까지 대국민 공개문서와 언론보도 자료 등 총 33,422건에서 감사 대상 용어를 사용한 곳을 1차로 추출한 후 시민감사관이 2차 확인하는 방식으로 예비 감사를 진행했다. 4개 조로 나뉜 시민감사관이 문장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감사 대상으로 삼을지 논의하며 기준을 확정해 나갔다. 감사 결과, 쉬운 말로 바꾸어 써야 할 문서는 총 15,467건(46.3%)이었고, 어려운 용어를 52,265회 사용했다. 가장 많이 지적된 용어 종류는 어려운 한자어(53.1%)였고 그 뒤로 외국어(23.4%), 로마자와 한자 표기(16.7%)가 지적되었으며 이는 전체의 93.3%를 차지했다. 〈 공공언어 순화대상 문서 및 용어 사용 건수 〉 내가 보기엔 안전과 주거 등 도민의 생활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분야에서 어려운 말을 많이 쓰고 있어서 행정의 효율 면에서나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면에서나 문제가 큰 것 같았다. 2021년 17개 광역지자체에서 낸 보도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에서도 9월까지 경기도는 외국어 남용 면에서 중간 정도에 해당한다. 매우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2015년에 국어바르게쓰기 조례를 제정하였음에도 이런 정도 성적이라면 더 분발할 일이다. 특히, 경기도의 정책명, 행사명, 기관명에서 불필요하게 외국어를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 정책명 등에서 쓴 어려운 말은 다른 공무원이 쓰고 싶지 않아도 서로 물고 물리며 어쩔 수 없이 쓰게 하는 물귀신처럼 작용한다.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일이다. 중앙정부 기관이든 17개 광역자치단체든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에 대해 스스로 감사 형식의 조사를 벌인 일은 경기도가 처음이다. 게다가 민간의 시민과 국어 전문가들을 시민감사관으로 위촉하여 합동 감사를 벌인 일은 국어기본법의 취지를 매우 정확하게 이해한 기획이다. 다른 관공서와 공공기관에서 본으로 삼을 만한 일이다. ※ 경기도 공공언어 바르게 쓰기 시민감사관(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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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김명진
- 등록일 :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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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일본어와 외국어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다. 곽현준 / 한국도로공사 건설계획팀장 곽현준 / 한국도로공사 건설계획팀장1992년 한국도로공사 입사 후 구조물처, 기획조정실, 지역본부 및 건설사업단 등을 거쳐 지금은 건설처 건설계획팀장으로 고속도로 건설사업 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누군가에게 처음 경험은 두 번째 경험과는 사뭇 다르고, 유난히도 깊은 기억의 굴곡을 만든다. 나에게도 건설 현장의 첫날은 유독 뇌리에 깊이 남아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현장에서 나눈 대화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장에서 처음 들은 일본어는 ‘아시바’였다. 순간, ‘시바’라고 들은 혈기 왕성한 그때의 나는 이를 욕설로 생각하고,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반격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잠시 후 ‘시마이, 노가다’ 같은 진작 들어본 말은 기본이요, ‘사시낑, 반생’ 같은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일본어 낱말들의 향연을 맞닥뜨려야 했다. 한마디로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하지만, 그러한 이질감도 잠시, 기이하게도 만 1년이 지나지 않아 나는 원래의 우리말이 오히려 생각나지 않았다. 2021년을 살아가는 우리 건설 현장은 대한민국의 독립 이후 70년이 넘은 현재에도 건설 국어가 제대로 독립하지 못한 채로 있다. 아니, 오히려 일본어 용어를 쓰지 않으면, 현장을 잘 모르는 샌님으로 여기거나 비하하는 일이 있을 정도이다. 여기에 언제부터인가는 영어와 한자어까지 범벅이 되어, 건설 현장이 국제시장을 방불할 만큼 다양한 국적의 언어들이 판치고 있다. 얼마 전 개통한 영화 제목 ‘싱크홀’같이 영어 단어 뜻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언어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블로업’, ‘포트홀’, ‘블랙아이스’, ‘램프’ 같은 영어와 ‘나대지’, ‘벌개제근’ 같은 한자어가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누구나 문제를 제기하지만, 누구도 오래된 관행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은 하지 못한 채로 건설 현장은 그렇게 70년을 일본어 잔재와 동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흐름을 바꿔보고자 시도한 게 한국도로공사의 우리말 순화 정책이었다. 건설 현장의 올바른 우리말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2020년 한국도로협회, 대한토목학회, 한글문화연대 등 고속도로 및 국어 분야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고 그동안 발간된 국어 순화 자료집과 고속도로 설계도서, 도로 분야의 최근 3년간 보도자료 등에서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건설공사 관련 순화 대상 용어를 찾기 시작하였다. 또한 대국민 사전홍보와 소통강화를 위해 2020년 7월 ’전문용어 순화집 이름 짓기’ 공모전을 개최하여 이름 짓기에 2,067건, 외래용어 개선의견 70건의 참여를 끌어냈다. 총 13,800개의 건설 현장 외래용어를 검토하였으며, 건설 현장 순화용어의 공신력 확보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국립국어원의 최종 감수를 거쳐 240개의 단어로 구성된 책자 “우리길 우리말”을 발간하였다. 한국도로공사는 위와 같은 고속도로 건설용어의 우리말 순화에 이바지한 노력을 인정받아 2020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에 이어 올해 4월30일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정책소통 유공분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였다. 그림1. 국무총리 단체 표창(정책소통 유공분야)을 받다 그림2. 국무 총리 표창 시상식에서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왼쪽)과 함께 그러나, 이 정도 노력으로 오랜 시간 굳어온 건설 현장의 일본어 사용이 과연 바뀔 수 있을까? 그러한 의구심이 드는 올해 봄, 국토교통부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대변인실에서 우리 공사의 우리말 순화 노력을 우수하게 보고, 전문용어 표준화 고시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전문용어 표준화 고시’는 국어기본법에 따라 전문용어를 국민이 알기 쉬운 우리말로 순화하여 고시할 수 있게 한 제도이다. 도로 분야의 전문용어 고시가 된다면, 관련 기준 개정이나 교과서 등에 순화된 용어가 실릴 수 있으니, 우리말 표현의 도로용어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후, 제도는 현재까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도로 관련 공무원, 도로 전문가, 언어 전문가 15명이 한자리에 모여 문화체육관광부에 보낼 도로 분야의 전문화 표준안을 심의 의결하였다. 도로 전문가로는 도로학회, 대한토목학회 등에서 참석하고, 국어 전문가로는 영남대학교 이미향 교수님, 한글학회 리의도 이사님,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님과 국립국어원에서도 참여해주셔서 우리가 추진하는 ‘도로 분야 전문용어’의 전문성과 공신력을 더욱더 공고히 하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단어에는 도로 전문가의 반대의견도 있었다. 이미 오랫동안 굳어져 사용해서 용어가 바뀌면 오히려 현장이나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어 당장 바꾸기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순간 ‘초등학교’와 ‘오른쪽 통행하기’와 같은 오래된 일본문화 혹은 언어를 바꾼 사람들이 누군지 궁금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결국 우리 고유의 것으로 환원시켰으니 말이다. 협의회에서는 일부 단어는 다음에 개정할 때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협의회를 마무리하였다. 다듬은 전문용어는 국립국어원의 검토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심의가 끝나면, 국토교통부의 고시로 행정절차는 마무리하게 된다. 행정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적절한 홍보와 후속 조치가 필수적이다. 한국도로공사와 국토교통부는 다가오는 575돌 한글날을 맞아 널리 홍보하기로 했다. 코로나 상황에도 비대면으로 국민에게 알릴 수 있는 쉬운 영상 홍보물 제작, 도로 전문가의 인식 개선을 위한 학회 기고, 토목 박람회(Civil Expo) 참여,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교육 자료 배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 밖에 건설 현장 근로자들이 바뀐 우리말에 적응할 수 있게 건설 현장 근로자의 출퇴근 앱 알리미를 활용하고, 도로 관련기관에 알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의견 받는 절차를 마련하여 정기적으로 전문용어를 개정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가 계획한 노력을 마무리할 때, ‘그래도 좋은 시도였다’라고 평가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단 하나의 우리말이라도’ 건설 현장과 우리의 삶에 제대로 자리잡힐 수 있는 제대로 된 물결이 시작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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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곽현준
- 등록일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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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 Korea’, 이제는 우리말로 약속한다. 이건범 / 한글문화연대 대표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작가, 서울시와 경기도 국어바르게쓰기위원, 국토교통부 철도역명심의위원 역임 저서에 <언어는 인권이다>, <한자 신기루> 등 아마도 많은 사람이 소방서 벽면에 크게 적어 놓은 이 문구를 본 적이 있으리라. “119의 약속 Safe Korea”, 이 약속은 2006년에 시작되었다. 당시 소방방재청(현 소방청)은 국민제안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된 브랜드 ‘119의 약속 Safe Korea’라는 구호를 소방본부와 일선 소방서 등의 소방기관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구호는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국민 공모전에서 국가 홍보 구호로 뽑힌 ‘다이나믹 코리아’와 많이 닮았다. 이 시기는 전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무한 경쟁 질서가 우리나라에도 단단하게 뿌리를 내려가던 때였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와 문화의 빗장이 풀리면서 ‘강자의 언어’인 영어는 모든 분야의 ‘필수’로 자리를 잡았다. 외환위기 직후의 영어 선호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동아줄 잡기였다면 2002월드컵을 거치면서 영어 선호는 자신감에 바탕을 둔 공세적 성취 표상으로 바뀌어 갔다. 이런 사회 분위기 탓이었는지 영어 사용에서는 여야의 차이도 별로 없었다.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면, 이명박 서울시장은 2004년에 시내버스 체계를 바꾸면서 B, G, R, Y 로마자를 대문짝만하게 버스에 인쇄했고, 2007년부터 노무현 정부에서는 전국의 2,200여 개 동사무소 이름을 ‘주민센터’로 바꾸어갔다. 급기야 이명박 정부는 영어몰입교육 도입을 검토하기도 했다. 아마도 그 뒤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영어 사용에 거리낌이 없어진 것 같다. 세이프 코리아 구호는 이런 시대 분위기 속에서 탄생하였다. 한글문화연대에서는 이 구호를 고치자고 두어 차례 소방청에 공문을 보냈었고, 2017년에 “안전용어는 쉬운 말로!” 사업을 하면서도 문제를 제기했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많은 외국어 남용 사례에 대처하느라 이렇게 저렇게 뛰어다니는 동안 이 구호의 개선에 제대로 힘을 쏟지는 못하였다. 그러던 차에 2019년 어느 국민에게서 편지가 왔다. 그분은 공무원 출신인데, 관공서의 영어 남용을 한탄하시면서 그 대표 사례로 “119의 약속 Safe Korea”를 들었다.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2021년 3월에 이분한테서 다시 편지가 왔다. 또 ‘세이프 코리아’ 이야기를 꺼내셨다. 나는 답장을 쓰면서 한글문화연대가 반드시 이 구호를 없애기 위해 나서겠노라고 약속했다. 2021년 4월 9일, 우리는 실태 파악을 위해 소방청에 이 구호를 사용하는지 문의하였는데, 뜻밖에도 이미 구호를 바꾸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2019년 3월 15일 2기 소방청 출범 당시 벌인 ‘소방청 브랜드 슬로건 공모’에서 “국민 중심의 안전가치에 일상의 안심을 더합니다.”라는 우리말 구호를 뽑아 “119의 약속 Safe Korea” 대신 사용하고 있으며, 2020년에 전국 소방서에 우리말 구호로 바꿔쓰라고 공문을 보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인터넷 지도의 거리보기로 살펴보니 전국 많은 소방서에서 ‘Safe Korea’ 대신 우리말 구호를 사용하고 있었다. ▲ 양주 소방서 설치 전 ▲ 양주 소방서 설치 후 ▲ 의왕소방서 119구급대 전 ▲ 의왕소방서 119구급대 후 그러나 다 바뀐 것은 아니었다. 여기저기에 얼룩처럼 세이프 코리아 구호가 남아 있었다. 한글문화연대에서는 4월 30일 서울시 종로소방서를 시작으로 9월까지 서울, 경기, 강원, 충청 등 ‘Safe Korea’를 사용하고 있는 전국 47곳의 소방서에 우리말 구호로 바꿔 달라고 공문을 보내고 전화를 걸어 협조를 부탁하였다. 확실히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뒤처리가 만만치 않은 법이다. 그래도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47곳 중 36곳에서 호응해 주었다. ‘하나되는 국민소방, 함께하는 국민안전’(의왕, 구리, 성북 등 소방서 6곳), ‘국민중심의 안전가치에 일상의 안심을 더합니다.’(밀양, 평창소방서), ‘ㄱㄱㄷ경기도 소방’(하남소방서), ‘119의 약속! 안전한국!’(동해소방서), ‘부산을 안전하게 119’(부산북부소방서) 등 17곳의 소방서가 쉬운 우리말 구호로 바꾸었다. 9곳은 우리말로 변경할 예정이며, 10곳은 ‘Safe Korea’를 벽에서 삭제했다고 답을 보내왔다. 소방서는 전국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지라 일일이 실태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 지도의 거리보기로 확인하다 보면 ‘Safe Korea’ 구호가 없던 곳에서 새로 내거는 일도 일어난다. 서울에도 아직 27곳의 소방서와 소방대에 이 영문 구호가 남아 있다. 이제 대학생 연합 동아리인 우리말가꿈이 학생들이 575돌 한글날을 맞아 이 구호를 바꾸기 위해 나선다. 국민이 알아듣는 약속,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약속을 할 때 소방청과 소방대원들의 눈물겨운 헌신은 더욱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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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이건범
- 등록일 :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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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앤 라이드(Kiss & Ride)’와 두더지 잡기 이건범 / 한글문화연대 대표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작가, 서울시와 경기도 국어바르게쓰기위원, 국토교통부 철도역명심의위원 역임 저서에 <언어는 인권이다>, <한자 신기루> 등 처음 듣거나 보고 이 말의 뜻을 알아챌 사람은 아무도 없다. “키스 앤 라이드”라고 내가 한글로 적었지만 실제로는 로마자로 “Kiss & Ride” 또는 줄여서 “K & R”이라고 적혀 있었다. 누군가는 유흥주점 이름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기차역 근처 찻길 바닥에 이걸 크게 적고 작은 간판도 세워두었지만, 도무지 뜻을 알 수 있는 다른 정보는 없다. 역 주변에 만들어둔 이 공간은 기차 타러 온 사람을 배웅하거나 기차 타고 오는 사람을 마중하러 차를 몰고 왔을 때 잠깐 차를 세워둘 수 있는 곳이다. 내가 이 말을 처음 접했던 때는 2017년 여름이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사는 한글문화연대 회원 한 분이 신분당선 동천역 앞에 이런 표시가 있는데 도무지 무엇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면서 우리에게 알린 것이다. 마침 한글문화연대에서는 안전용어 가운데 어려운 말을 찾아 알기 쉬운 말로 바꾸는 운동을 한창 벌이던 때라 이 제보가 매우 반가웠다. 공공정보에서 외국어를 남용하게 되면 외국어 능력 차이에 따라 국민의 알 권리를 차별할 위험이 있다. 특히 안전용어는 생명을 다루는 말이니 국민 누구든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국민에게서 제보받은 용어와 안전 관련 공문서에 담긴 용어 가운데 130여 개를 골라 정부 부처 여기저기에 이를 고쳐 달라는 운동을 펼치면서 그중 16개를 한글날 시민투표에 붙였다. 굿닥, BRT, 싱크홀 등과 함께 ‘Kiss & Ride’도 꼭 바꿔써야 할 어려운 안전용어 5위 안에 들어갔다. ▲ 경기도 고양시 탄현역 앞 ▲ 경기도 광주시 초월역 앞 ▲ 경기도 시흥시 정왕역 앞 ▲ 인천 중구 영종역 앞 우리는 두 차례에 걸쳐 용인시 도로정책과에 개선을 요청하였고, 2018년 봄에 이 표시는 ‘환승정차구역’으로 바뀌었다. 국립국어원에서 ‘환승정차구역’으로 대안어를 내놓았고, 용인시는 이를 따른 것이었다. 사실, 이 용어가 등장하는 국토교통부의 규칙에서는 ‘배웅정차장’이라는 말을 썼었고, 우리는 용인시에 ‘마중주차장’이라는 말을 제안하였지만, ‘마중’과 ‘배웅’이 차를 세워두는 두 가지 목적을 따로 표현하는지라 국립국어원에서는 그다음의 행동과 연결 지어 ‘환승’이라는 말로 두 목적을 다 아우른 것 같았다. 나는 국토부에서 ‘배웅정차장’이라는 말을 이미 제시하였음에도 스스로 ‘Kiss & Ride’를 시민들 보는 도로에 버젓이 표기한 까닭을 도무지 헤아릴 수 없었다. 게다가 ‘배웅’이라는 말은 “떠나가는 손님을 일정한 곳까지 따라 나가서 작별하여 보내는 일”을 뜻하는 토박이말이니 어찌 아깝지 않을쏜가. 어쨌거나 나는 이 표시가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고 적이 만족하였다. 어려운 용어 때문에 혹시라도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므로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아, 그러나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했던 것이다. 한글문화연대에서 이끄는 대학생 연합 동아리 ‘우리말가꿈이’ 가운데 2019년 봄에 활동을 시작한 어느 학생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 주변을 둘러보니 여기저기에 떡하니 ‘Kiss & Ride’가 씌어 있었던 것이다. 사무실에 갇혀 살던 우리 직원들은 모르는 일이었다. 우리말가꿈이 대학생 신수호 님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 동안 이 위험한 안전용어와 씨름하면서 개선 운동을 펼쳤다. 어떤 때는 그 혼자, 어떤 때는 우리말가꿈이 동료들과 함께, 어떤 때는 한글문화연대의 힘까지 합쳐서 새로 생기는 ‘Kiss & Ride’를 ‘환승정차구역’, ‘잠시정차구역’ 등의 우리말 표시로 바꾸어냈다. <바뀐 모습> ▲ 탄현역 앞 ▲ 초월역 앞 ▲ 정왕역 앞 ▲ 영종역 앞 그런데 이 일은 오락실의 두더지 잡기 같았다. 여기서 없애면 저기서 삐죽 솟아오르고, 거기를 없애면 또 이쪽에서 튀어나오고…. 게다가 여기서도 줄임말 남용 경향이 나타났다. 새로 지은 역에서는 ‘Kiss & Ride’가 아니라 ‘K&R’로 쓰기 시작하였으니, 이 정도면 암호 중에서도 암호다. 심지어는 세종대왕의 도시임을 자랑하던 여주시의 ‘세종대왕릉역’ 앞에도 이 ‘K & R’이 자리를 잡고 한글을 비웃는 일이 벌어졌다. 2020년 5월 15일 즈음하여 신수호 님은 비 오는 어느 날 세종대왕릉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1인 시위 중인 우리말가꿈이 신수호 님 ▲ ‘Kiss & Ride’를 줄여 ‘K&R’라고 쓰기도 했다.(세종대왕릉역 앞) 그렇게 수원의 광교중앙역, 고양의 탄현역, 인천의 영종역, 경기 광주의 삼동역, 이천의 이천역 등 수도권에서 17곳을 바꾸어내도록 두더지는 계속 솟아올랐다. 만들 때는 철도시설공단과 한국철도공사가 주도하는 것 같은데, 일단 만들어지면 관리 주체가 지자체로 바뀌는 것인지 서로들 떠넘기는 전화 돌리기에 지치기도 여러 번. 2021년 들어 한글문화연대에서는 사태의 뿌리를 뽑기 위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에게 개선 요청 건의서를 보냈으나, 국토교통부 법규를 바꾸지 않는 한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2021년 2월 초에 한글문화연대에서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에게 이 사안에 대한 감독과 개선 관리를 요청하였다. 2021년 3월 12일에 국회 교통위에서는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에서 강릉역 등 18곳의 표기를 바꾸었고, 앞으로는 우리말로 시설을 하겠다는 답을 받아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이제 두더지 잡기는 끝난 것이다. 이게 나의 또 다른 착각이 아니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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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이건범
- 등록일 : 202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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